함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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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터지도록 / 곽승란산 2022. 1. 21. 22:03
가슴이 터지도록 / 곽승란 뜨거운 응어리 가슴에 뭉클하던 인연의 길 끄트머리에 어둠은 소리 없이 내렸지 서산마루 핏빛으로 뭉그러지는 노을처럼 내 눈에도 피눈물이 흘렀었다 어둠은 거리를 덮고 삭막한 바람 불어오고 마지막으로 들려오던 목소리 뻥 뚫린 가슴 부여안으며 사그락 사그락 바람 따라 마른 낙엽 밟았던 소리 이제 잊을만한 시간 흘렀건만 스산한 저녁거리 덩그러니 혼자 보는 노을 왠지 외롭고 쓸쓸해 한편의 영화처럼 스치는 무언가 울컥 쏟아지는 멍울 소리치고 싶다 아주 큰 소리로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그 곳에 가서 막 소리치고 싶다. 멍먹한 가슴 뻥 뚫리도록. 만항재에 가고 싶은 날 입니다 볼떼기 시리도록 춥고,,,, 손끝이 아리도록 아픈 곳,,,, 그곳에 가고 싶은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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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중얼거리다/기형도산 2018. 3. 2. 18:01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기형도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랑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흔적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룸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 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폭설과 강풍으로 온 세상을 흔들어대던, 만항재에서 떠나는 겨울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길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