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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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자운영 꽃반지를 / 정일근삶 2017. 6. 13. 19:02
그대에게 자운영 꽃반지를 / 정일근 그대 잠든 새벽길 걸어 자운영 꽃을 보러 갔습니다. 은현리 새벽길 아직 꽃들도 잠깨지 않은 시간 입 꼭 다문 봄꽃들을 지나 자운영 꽃을 보러 갔습니다. 풀들은 이슬을 달고 빛나고 이슬 속에는 새벽이 빛났습니다. 붉은 해가 은현리를 밝히는 아침에 그대에게 꽃반지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자운영 붉은 꽃반지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사랑의 맹세를 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 그대 앞에 가슴 뛰는 소년이 되어 그대 고운 손가락에 자운영 꽃반지를 묶어주며 다시 사랑을 약속하고 싶었습니다. 내게 자운영 꽃처럼 아름다운 그대 늘 젖어있어 미안한 그대 손등에 내 생애 가장 뜨거운 입을 맞추며. 이른 새벽 이슬 밟으며,,,, 붉은 자운영 꽃반지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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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못 / 정일근 외삶 2015. 6. 30. 09:16
어머니의 못 / 정일근 교회에 다니는 작은 이모는 예수가 사람의 죄를 대신해 못 박혀 죽었다는 그 대목에서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흐느낀다 어머니에게 전도하러 왔다가 언니는 사람들을 위해 못 박혀 죽을 수 있나, 며 함께 교회에 나가 회개하자, 며 어머니의 못 박힌 손을 잡는다 어머니가 못 박혀 살고 있는지 작은 이모는 아직 모른다 시를 쓴다며 벌써 여러 해 직장도 없이 놀고 있는 나는 어머니의 가슴에 박힌 작은 못이며 툭하면 머리가 아파 자리에 눕는 나는 어머니의 가슴에 박힌 큰 못이다 그렇다, 어머니의 마음속에 나는 삐뚤어진 마루판 한 짝이어서 그 마루판 반듯하게 만들려고 삐걱 소리나지 않게 하려고 어머니는 스스로 못을 치셨다 그 못들 어머니에게 박혀 있으니 칠순 가까운 나이에도 식당일 하시는 어머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