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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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름 장미 / 최영미삶 2023. 5. 19. 23:42
마지막 여름 장미 / 최영미 길모퉁이에서 나는 보았지 먼지를 뒤집어쓴 장미 한 송이. 아, 어떻게 서울에 …… 스마트폰이 점령한 젊음의 거리에 늦게 핀 여름 장미가 나, 여기 살아 있다고 내 발목을 붙잡고 지금쯤 자취도 없이 사라진 어느 여름의 벼락같은 선물. 기억의 담벼락에 새겨진 희미한 이름이 꽃을 피우고 이파리를 흔들고, 흐린 하늘에 소나기가 내린다 네가 나의 마지막 여름 장미였지. 아니, 가을이었나? 내 품에 안긴 서른 송이의 장미꽃들은 어디로 갔나. 추억이여. 넌 어쩜 시들지도 않고 이렇게 아무 데서나 나타나 날 귀잖게 하니. 일상에서 서성이다 보니 장미가 피었습니다 지인들과 한 병 하다가 ''' 카메라 들고 다시 담 벼락으로 갔습니다 나만 생각하고 살아온 봄 입니다 장미는 삶을 회복시켜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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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장미 / 이해인삶 2021. 6. 2. 06:34
6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걸어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 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 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어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짙음이 깊어지는 시간입니다 논에서는 벼가 자라고, 보리는 누렇게 익어가고, 감자꽃도 피고요 행복과 쉬엄이 있는 6월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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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를 보며삶 2019. 8. 14. 06:43
장미 한 송이 / 용혜원 장미 한송이 드릴 님이 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화원에 가득한 꽃 수 많은 사람이 무심코 오가지만 내 마음은 꽃 가까이 그리운 사람을 찾습니다,. 무심한 사람들속에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장미 한다발이 아닐지라도 장미 한송이 사들고 찾아갈 사람이 있는 이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꽃을 받는 이는 사랑하는님이 있어 더욱 행복하겠습니다. 장미와 가시 / 김승희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꽃이 피어난다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까해도 장미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오 눈 먼 손으로 삶을 어루만지며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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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장미 / 이해인삶 2017. 6. 27. 07:32
유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어제 잠시 내린 소나기가 행복하게 합니다 해갈을 위한 비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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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기도/이해인산 2016. 12. 9. 01:32
사랑 꽃 / 정연복 사랑하면 마음속에 꽃이 핀다 사랑이 찾아오면 연분홍 진달래 사랑이 즐거우면 노랑 개나리 사랑이 향기로우면 보랏빛 라일락 사랑이 순수하면 하얀 목련 사랑이 소박하면 노란색 민들레 사랑이 불붙으면 빨간 장미 사랑이 깊어지면 안개꽃 핀다. 세상의 꽃들이 모두 지더라도 사랑 꽃은 시들지 않는다 사랑은 오래오래 가는 꽃이다. 장미의 기도/이해인 피게 하소서, 주님 당신이 주신 땅에 가시덤불 헤치며 피 흘리는 당신을 닮게 하소서 내 뾰족한 가시들이 남에게 큰 아픔이 되지 않게 하시며 나를 위한 고뇌 속에 성숙하게 기쁨을 알게 하소서.... 오직 당신 한 분 위해 마음 가다듬는 슬기를 깨우치게 하소서 죽어서 다시 피는 목숨이게 하소서 겨울인데 화단에 노랑장미가 피었습니다 지났다고 생각했던 많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