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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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 / 이성선산 2022. 10. 22. 21:58
소포 / 이성선 가을 날 오후의 아름다운 햇살아래 노란 들국화 몇 송이 한지에 정성들여 싸서 비밀히 당신에게 보내드립니다 이것이 비밀인 이유는 그 향기며 꽃을 하늘이 피우셨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바람이 와서 눈을 띄우고 차가운 새벽 입술위에 여린 이슬의 자취 없이 마른 시간들이 쌓이어 산 빛이 그의 가슴을 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당신에게 드리는 정작의 이유는 당신만이 이 향기를 간직하기 가장 알맞은 까닭입니다 한지같이 맑은 당신 영혼만이 꽃을 감싸고 눈물처럼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하늘이 추워지고 세상의 꽃이 다 지면 당신 찾아가겠습니다 가을 산에 폭포의 물소리,,,, 고요한 숨소리 같았습니다 오색 단풍들고, 갈바람 지나는 길목입니다 삶속에 애절한 그리움이 빛으로 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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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의 노래 / 이성선삶 2020. 7. 13. 15:22
풀잎의 노래 / 이성선 병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은 하늘로 걸어가는 사람이다. 지상에 아픔으로 남아 있는 사람은 하늘에 꽃을 바치는 사람이다. 그대 안에 돌아와 계시니 신의 음성이 계시니 깨어 노래하는 자와 함께 있다. 그대를 버리지 못하여 누군가 떨리는 손으로 이마에 등을 켜 주니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져 높고 찬란히 사는 별을 본다. 하늘에 몸 바치고 살아가는 자여 사랑을 바치는 자여 그대 곁에 내가 있어 깊은 밤 풀잎 되어 운다. 김효은 엮음 『이성선 시선』에서 걷는 것이 좋다 나 다움을 찿아서 걷는다 마음이 아픈 사람도 걷다보면 치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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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별하나 / 이성선삶 2019. 10. 13. 11:24
사랑하는 별하나 / 이성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 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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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道伴) / 이성선산 2018. 7. 7. 07:59
도반(道伴) / 이성선 벽에 걸어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 진 석양으로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큰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것 그가 또 다른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다니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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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떠 있는 사람들 / 이성선산 2017. 5. 30. 21:03
별로 떠 있는 사람들 / 이성선 눈을 뜨고 바라보면 내가 사랑하는 이들은 이 밤에 모두 별로 떠 있다. 내가 사랑하는 그리운 시인들은 더욱 높이 별로 떠서 나를 비춘다. 역사를 말하고 조용조용 사랑을 읊조리고 혹은 기도 속에 영혼의 노래 부르며 잎새나 나뭇가지나 하늘 복판에 꽃보다 더 맑은 눈동자로 떠 있다. 가난한 누님 외로운 동생 지금은 멀어져간 이웃이나 동무들도 가까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별로 떠서 이 밤을 빛낸다. 그대가 무엇을 행하든 사랑의 마음으로 하라 미움의 마음으로 하면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 해도 부정덕인 결과만 얻을 뿐이다 --- 고락나트 초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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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설악에서, 진달래를 즐기다산 2017. 5. 28. 23:42
0, 산행일시 : 2017, 05,20 0, 산행 경로 : 한계령 - 중청 -중청대피소 -대청봉-오색통제소 0, 동행 : 2명 0, 집에서 02시 출발하여 인제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하고, 한계령에 07: 30 도착, 준비하고, 08시 입산, 대피소에서 점심하고 휴식 후, 놀명 쉬멍 산행 후 하산(18:00) 0, 개화상황 : 철쭉은 한계삼거리 이하에 만개, 진달래는 대청까지 만개 설악을 가며 / 이성선 수렴동 대피소 구석에 꼬부려 잠을 자다가 밤중에 깨어보니 내가 아무것도 덮지 않았구나 걷어찬 홑이불처럼 물소리가 발치에 널려 있다 그걸 끌어당겨 덮고 더 자다가 선잠에 일어난다 먼저 깬 산봉 사이로 비치는 햇살에 쫓겨서 옷자락 하얀 안개가 나무 사이로 달아난다 그 모습이 꼭 가사자락 날리며 부지런히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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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외 / 이성선삶 2015. 10. 14. 08:48
외로운 사랑 / 이 성선 나는 다른 시인이 될 수 없음을 안다. 풀잎과 마주 앉아서 서로 마음 비추고 남들은 들을 수 없는 그런 이야기로 함께 꿈꾸며 별을 바라 밤을 지새는 시인이면 족하여라. 그것만으로 세상을 사랑한다. 그와 내가 둘이서 눈동자와 귀를 서로의 가슴에 묻고 사랑의 뿌리까지 영롱히 빛내며 저 하늘 우주의 울림을 들으면 된다. 그의 떨림으로 나의 존재가 떨리는 그의 눈빛 속에 내가 꽃 피어나는 그것밖에는 더 소용이 없다. 그렇게 별까지 가면 된다. 빈 산이 젖고 있다. / 이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