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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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삶 2023. 7. 5. 20:49
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뭐니뭐니 해도 사랑은 아름답다고 돌아온 꽃들 낯 붉히며 소근소근 잎새들도 까닥까닥 맞장구치는 봄날 속눈썹 끄트머리 아지랑이 얼굴이며 귓바퀴에 들리는 듯 그리운 목소리며 아직도 아직도 사랑합니다. 꽃지면 잎이 돋듯 사랑진 그 자리에 우정을 키우며 이 세상 한 울타리 안에 이 하늘 한 지붕 밑에 먼 듯 가까운 듯 꽃으로 잎으로 우리는 결국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오늘 초상집에 다녀왔습니다 전 습관이 꼭 장례식장 인포메이션을 흩어 봅니다 젊은 삶이 떠났더라구요,,,, 우리 인생을 마라톤이나 항해에 비유합니다 누구는 길고,,,, 누구는 짧지만,,,, 인생이란 항해를 합니다 오늘도 수고하신 이웃님들과 저에게 말합니다 제대로된 항해를 하시려거든 두려워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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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산 2021. 12. 28. 22:05
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년이 한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 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길 막돌맹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 맙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신이 느껴집니다 가장 초라해서 가장 고독한 가슴에는 마지막 낙조같이 출렁이는 감동으로 거룩하신 신의 이름이 절로 덤겨집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갑자기 철이 들어 버립니다 일년치의 나이를 한꺼번에 다 먹어져 말소리는 나직나직 발걸음은 조심조심 저절로 철이 들어 늙을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길가에 피어있는 한 포기 풀꽃같은 존재라는 것을 자각한다면 인생이 그대로 자유롭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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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첫 산행산 2021. 1. 2. 22:12
아침 기도 / 유안진 아침마다 눈썹 위에 서리 내린 이마를 낮춰 어제 처럼 빕니다. 살아봐도 별수없는 세상일지라도 무책이 상책인 세상일지라도 아주 등 돌리지 않고 반만 등 돌려 군침도 삼켜가며 그래서 더러 용서도 빌어가며 하늘로 머리 둔 이유도 잊지 않아가며 신도 천사도 아닌 사람으로 가장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따라 울고 웃어가며 늘 용서 구할 꺼리를 가진 인간으로 남고 싶습니다. 너무들 당당한 틈에 끼여 있어 늘 미안한 자격 미달자로 송구스러워하며 살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간절히 2021년을 기도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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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삶 2020. 12. 30. 21:01
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년이 한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 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길 막돌멩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 맙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신이 느껴집니다 가장 초라해서 가장 고독한 가슴에는 마지막 낙조같이 출렁이는 감동으로 거룩하신 신의 이름이 절로 담겨집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갑자기 철이 들어 버립니다 일년치의 나이를 한꺼번에 다 먹어져 말소리는 나직나직 발걸음은 조심조심 저절로 철이 들어 늙을 수밖에 없습니다 송년과 신년도 우리가 만든 경계입니다 하지만 마무리를 하고 싶은 마음은 다행입니다 하루 남은 2020년이 코로나에 도둑맞은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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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기도/ 서정윤삶 2020. 6. 25. 22:33
아빠의 기도/ 서정윤 신이여, 나의 아이들을 지켜주소서. 내 손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들을 그의 몫으로 남겨두지 마시고 당신이 그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주소서. 그가 홀로 쓸쓸해하며 들판의 돌과 바람을 벗하며 놀고 있을 때, 신이여 당신의 바쁜 일이 많을지라도 그의 외로움을 돌아보시고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걸 믿게 해주소서. 먼 옛날 내가 길을 가다 넘어졌을 때 당신이 손 내밀어 일으켜 주신 것처럼. 내 흙장난에 지치고 졸음에 겨워 엄마를 기다릴 때, 당신은 나를 업고 달래며 재워 주셨지요. 어쩌면 나의 아이들이 당신을 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들을 향해 등돌리지 마시고 그들의 투정마저도 나의 어린 시절처럼 안아 주소서 당신이 아니면 내 아이들은 언제나 한쪽 담 모퉁이에서 울고 있을 겁니다 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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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욕지도 트래킹산 2019. 9. 28. 23:52
0,산행코스 : 야포~일출봉~망대봉~뎃고닥~출렁다리~고래강정~천왕봉~태고암~욕지중학교~욕지항 0,산행거리 : 11km / 산행시간 : 여유 5시간 0, 산행난이도 : 중~하 지난 태풍으로 연기되었던 산행길을 나섭니다 집에서 아주 먼거리라서 새벽 1시 30분 버스에 몸을 실고, 통영에서 5시 30분에 시락국으로 아침을 하고 욕지도행 첫배에 승선합니다 도착하니 비가 내립니다 ㅠ 그래도 산으로 입산합니다 안개와 비로 조망이 전혀 없습니다 터덜터덜 진행합니다 산행길에 핀 들꽃들을 바라보며 위안을 삼습니다 ㅎ 들꽃 언덕에서 깨달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도 들꽃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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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기도 / 유안진산 2019. 6. 6. 10:18
아침 기도 / 유안진 아침마다 눈썹 위에 서리 내린 이마를 낮춰 어제 처럼 빕니다. 살아봐도 별수없는 세상일지라도 무책이 상책인 세상일지라도 아주 등 돌리지 않고 반만 등 돌려 군침도 삼켜가며 그래서 더러 용서도 빌어가며 하늘로 머리 둔 이유도 잊지 않아가며 신도 천사도 아닌 사람으로 가장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따라 울고 웃어가며 늘 용서 구할 꺼리를 가진 인간으로 남고 싶습니다. 너무들 당당한 틈에 끼여 있어 늘 미안한 자격 미달자로 송구스러워하며 살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길을 나서려 짐을 꾸립니다 비가 엄청 내릴 요량입니다 20년만에 가족들과 날궂이 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