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산 억새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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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조망 명소, 오서산엔 억새가 핍니다산 2020. 9. 30. 12:32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키티 오메라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그리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휴식을 취했으며, 운동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놀이를 하고, 새로운 존재 방식을 배우며 조용히 지냈다. 그리고 더 깊이 귀 기울여 들었다. 어떤 이는 명상을 하고, 어떤 이는 기도를 하고, 어떤 이는 춤을 추었다. 어떤 이는 자신의 그림자와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전과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치유되었다. 그리고, 무지하고 위험하고 생각 없고 가슴 없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라지자 지구가 치유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위험이 지나갔을 때 사람들은 다시 함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잃은 것을 애도하고, 새로운 선택을 했으며, 새로운 모습을 꿈꾸었고,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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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적 체질 / 류근삶 2017. 9. 8. 19:06
상처적 체질 / 류근 나는 빈 들녘에 피어오르는 저녁연기 갈 길 가로막는 노을 따위에 흔히 다친다 내가 기억하는 노래 나를 불러 세우던 몇 번의 가을 내가 쓰러져 새벽까지 울던 한 세월 가파른 사랑 때문에 거듭 다치고 나를 버리고 간 강물들과 자라서는 한번 빠져 다시는 떠오르지 않던 서편 바다의 별빛들 때문에 깊이 다친다 상처는 내가 바라보는 세월 안팎에서 수많은 봄날을 이룩하지만 봄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꽃들이 세상에 왔다 가듯 내게도 부를 수 없는 상처의 이름은 늘 있다 저물고 저무는 하늘 근처에 보람 없이 왔다 가는 저녁놀처럼 내가 간직한 상처의 열망, 상처의 거듭된 폐허, 그런 것들에 내 일찍이 이름을 붙여주진 못하였다 그러나 나는 또 이름 없이 다친다 상처는 나의 체질 어떤 달콤한 절망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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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 억새풀!산 2017. 9. 5. 21:25
억새풀 / 도종환 당신이 떠나실 때 내 가슴을 덮었던 저녁 하늘 당신이 떠나신 뒤 내 가슴에 쌓이는 흙 한 삽 떠나간 마음들은 이런 저녁 어디에 깃듭니까 떠도는 넋처럼 가~으내 자늑자늑 흔들리는 억새풀 ( 오서산 억새풀 현황 2017,09,03)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 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날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