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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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봉 / 천양희산 2020. 6. 22. 12:57
최고봉 / 천양희 높은 산에 오를 준비를 할 때마다 장비를 챙기면서 운다고 고백한 산사람이 있었다 14번이나 최고봉에 오른 그가 무서워서 운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산 때문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무서운 비밀을 안 것처럼 나도 무서웠다 산 오를 생각만 하면 너무 무서워서 싼 짐을 풀지만 금방 울면서 다시 짐을 싼다고 한다 언젠가 우리도 울면서 짐을 싼 적이 있다 그에게 산이란 가야 할 곳이므로 울면서도 떠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무서워 울면서도 가야할 길이 있는 것이다 능선에 서서 산봉우리 오래 올려다보았다 그곳이 너무 멀었다 혼자라는 생각은 누군가를 생각하고, 외롭다는 뜻일 것이다 산행은 잠시 이를 잊게 해준다 여기가 끝이겠지 오르면 또 산이 있어서 나의 정신을 무너트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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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할 때의 기도 / 정연복산 2019. 12. 10. 18:17
산행할 때의 기도 / 정연복 산의 품속에 들고 산마루에 우뚝 서면 산이 얼마나 넓고 큰지 한눈에 보입니다 제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냥 깨달아집니다. 하느님! 당신은 산보다도 크신 분 당신의 품안에 들어 당신의 사랑에 품어져 당신이 얼마나 크신 분인지 당신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알게 하소서 느끼게 하소서. 몇 년 전에 갔던 일본 대설산에서의 야생화 입니다 그날의 감동은 여전합니다 얼음 속에서 피어난 야생화를 보면서, 위기를 돌파하는 작은 영웅들이 몰려옴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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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산 2018. 8. 12. 13:46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앞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란이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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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날, 서산 팔봉산 산행,,,!산 2018. 7. 8. 21:56
사무실 가족들과 팔봉산과 박속낙지를 연계한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멋진 조망과 풍성한 먹거리로 가족 간의 우의를 다지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팔봉산(361.5m)은 산의 형세가 병풍처럼 펼쳐져있고 9개 마을을 품에 안은 듯 정기있게 솟아 있으며, 산의 명칭은 여덟 개의 산봉우리가 줄지어 있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8봉중 가장 높은 곳은 3봉으로 높이가 362m이다. 산세가 수려하며 맑은 공기와 탁 트인 산세가 절경이며 휴식 및 3시간 정도의 등산코스로 적합하다. 워낙 홍천 팔봉산이 유명해서 이 팔봉산은 앞에 "서산"임을 분명히 밝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이곳은 봉이 9개인데 제일 작은 봉을 제외하고 팔봉산이라 하였고, 매년 12월 말이면 그 작은 봉우리가 자기를 넣지 않았다고 울었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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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道伴) / 이성선산 2018. 7. 7. 07:59
도반(道伴) / 이성선 벽에 걸어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 진 석양으로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큰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것 그가 또 다른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다니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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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山行)의 꿈 / 신석종삶 2017. 1. 25. 21:46
산행(山行)의 꿈 / 신석종 더 추워지기 전에 어느 하루쯤은, 혼자서 한적한 산 속으로 걸어 들어가 하늘 보고 눕고 싶다 쳐다보여지는 하늘이, 이왕이면 뿌옇게 흐려주었으면 더 좋겠고 흐린 만큼 푸근한 가을 숲에서 내가 살고있는 집 주소와 숱하게 드나들던 슈퍼마켓이랑 병목현상이 잦은 출근길, 이런 것들도 함께 쉬이 그 날 하루는 저절로 잊혀졌으면 좋겠다 버거운 시간에 맞추려고 순간 순간들을 토막냈던 기억과 지금 가봐야 할 곳 때문에 미리 앞서서 조바심하는 그런 잡다한 것들을 깜빡 잊어도 좋을, 하늘을 어느 하루는 보고싶다 入山했던 길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하루 예전의 화로가 그리운 몇 일? 들판으로 나간 날, 나의 행복이 얼마나 단순하고, 작은 것인지를 알았다 여기가 행복이라고,,, 아마도 불이문(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