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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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백양사 단풍여행산 2021. 11. 19. 22:16
어떤 적막 / 정현종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고 우주가 수렴되고 쓸쓸함은 가이없이 퍼져 나간다. 그 공기 속에 나도 즉시 적막으로 일가를 이룬다 -- 그걸 만든 손과 더불어. 오늘 역시 돌아오지 않는 하루를 즐겨봅니다 다시는 없는 시간을 걷고, 지나는 사람도 구경합니다 가을은 불현듯 찿아온 슬픔을 안아보는 계절입니다 쌍화차를 한잔 마십니다 뜨거움이 목을 타고 넘어 가면서 편안합니다 비가 성기게 내리는 날, 횡재를 합니다 지금 내 기분이 좀 좋아졌다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삶이 망가진다는 걸 압니다 그런 현상을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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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떠날 때 / 용혜원산 2021. 11. 18. 12:17
가을이 떠날 때 / 용혜원 가을이 옷조차 다 벗고 떠나려 뒷모습조차 안 보이자 겨울이 손바닥을 펴 찬바람을 풉니다 겨울을 알리응 바람이 나뭇자지를 몸서리치도록 흔들어놓습니다 가을은 떠나가기가 싫어 몇 번이나 가을비로 눈물을 흘리지만 눈물을 흘리면 흘릴수록 이별의 아픔은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가을이 떠날 때 나무들은 꽃 피울 봄을 위하여 맨몸으로 추운 겨울밤의 고독과 싸우기 위하여 치열한 전투를 시작합니다 - 용혜원, 중에서- 편리한 영역에서 벗어날 때, 진짜 삶이 시작된다 -- 도널드 월시 -- 오늘도 꿈꾸는 삶을 만들기 위해 움직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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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노트 / 문정희삶 2018. 9. 30. 08:18
가을 노트 /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10월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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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 이해인 수녀님삶 2014. 11. 3. 20:04
11월의 첫 날! 비가 내렸습니다 가을비는 떡비, 겨울비는 술비라는 말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모든 생명이 결실을 하고, 마무리를 하는 시간, 자연의 경이로운 빛에 취하고 싶었습니다 샘물이 발원하여도 아래로 흘러야 바다에 가듯이 삶에도 하심(下心)이 필요한 가을 입니다 이제는 하루 종일 걸어서 얻은 뻐근함을 누이려 합니다 행복한 저녁되세요 11월에 ,,,, 이해인 수녀님 나뭇잎에 지는 세월 고향은 가까이 있고 나의 모습 더없이 초라함을 깨달았네 푸른 계절 보내고 돌아와 묵도하는 생각의 나무여 영혼의 책갈피에 소중히 끼운 잎새- 하나 하나 연륜 헤며 슬픔의 눈부심을 긍정하는 오후 햇빛에 실리어 오는 행복의 물방울 튕기며 어디론지 떠나고 싶다 조용히 겨울을 넘겨보는 11월의 나무 위에 연처럼 걸려 있는 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