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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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우체국 / 류근산 2018. 7. 13. 18:30
그리운 우체국 / 류근 옛사랑 여기서 얼마나 먼지 술에 취하면 나는 문득 우체국 불빛이 그리워지고 선량한 등불에 기대어 엽서 한 장 쓰고 싶으다 내게로 왔던 모든 이별들 위에 깨끗한 우표 한 장 붙여주고 싶으다 지금은 내 오랜 신열의 손금 위에도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시절 낮은 지붕들 위로 별이 지나고 길에서 늙은 나무들은 우편배달부처럼 다시 못 만날 구름들을 향해 잎사귀를 흔든다 흔들릴 때 스스로를 흔드는 것들은 비로소 얼마나 따사로운 틈새를 만드는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이별이 너무 흔해서 살아갈수록 내 가슴엔 강물이 깊어지고 돌아가야 할 시간은 철길 건너 세상의 변방에서 안개의 입자들처럼 몸을 허문다 옛사랑 추억 쪽에서 불어오는 노래의 흐린 풍경들 사이로 취한 내 눈시울조차 무게를 허문다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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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한다는 것 / 류근삶 2018. 2. 15. 14:03
최선을 다한다는 것 / 류근 대부분의 파도는 육지에 닿기 전에 몸을 잃는다 살아서 오는 파도보다 푸른 해면에 제 흔적을 놓쳐버린 채 죽어버리는 파도가 더 많다 몸을 데리고 육지에 오르는 파도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의 자세를 잘 익혔다 나는 그것에 대해 일찍이 들어본 바가 없었으나 몸을 잃고 돌아서면서 파도는 내게 삼진 아웃 당하고 돌아서는 타자처럼 말했다 나는 여기서 멈추기 위해 달의 힘까지 빌려 몸을 일으켰으나 육지에 몸을 더럽히지 않은 것으로 나의 길을 잘 마쳤다! 파도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파도의 굳은살이 조금 보이는 것 같았다 바람 불고 파도치던 날 바라보는 바다도 사나웠다 차가움이, 마음을 평온하게 이끌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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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적 체질 / 류근삶 2017. 9. 8. 19:06
상처적 체질 / 류근 나는 빈 들녘에 피어오르는 저녁연기 갈 길 가로막는 노을 따위에 흔히 다친다 내가 기억하는 노래 나를 불러 세우던 몇 번의 가을 내가 쓰러져 새벽까지 울던 한 세월 가파른 사랑 때문에 거듭 다치고 나를 버리고 간 강물들과 자라서는 한번 빠져 다시는 떠오르지 않던 서편 바다의 별빛들 때문에 깊이 다친다 상처는 내가 바라보는 세월 안팎에서 수많은 봄날을 이룩하지만 봄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꽃들이 세상에 왔다 가듯 내게도 부를 수 없는 상처의 이름은 늘 있다 저물고 저무는 하늘 근처에 보람 없이 왔다 가는 저녁놀처럼 내가 간직한 상처의 열망, 상처의 거듭된 폐허, 그런 것들에 내 일찍이 이름을 붙여주진 못하였다 그러나 나는 또 이름 없이 다친다 상처는 나의 체질 어떤 달콤한 절망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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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픈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 류근 시인, 김광석 노래삶 2017. 9. 7. 21:48
너무 아픈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 류근 시인, 김광석 노래 그대 보내고 멀리 가을새와 작별하듯 그대 떠나 보내고 돌아와 술잔 앞에 앉으면 눈물 나누나 그대 보내고 아주 지는 별빛 바라볼 때 눈에 흘러 내리는 못다한 말들 그 아픈 사랑 지울 수 있을까 어느 하루 비라도 추억처럼 흩날리는 거리에서 쓸쓸한 사랑되어 고개숙이면 그대 목소리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어느 하루 바람이 젖은 어깨 스치며 지나가고 내 지친 시간들이 창에 어리면 그대 미워져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제 우리 다시는 사랑으로 세상에 오지 말기 그립던 말들도 묻어 버리기 못다한 사랑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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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 류근산 2015. 10. 16. 11:25
이제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 류근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 때문에 서로를 외롭게 하지 않는 일 사랑 때문에 서로를 기다리게 하지 않는 일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 때문에 오히려 슬픔을 슬픔답게 껴안을수 있는 일 아픔을 아픔답게 앓아낼 수 있는 일 먼 길의 별이여 우리 너무 오래 떠덜았다 우리 한 번 눈맞춘 그 순간에 지상릐 모든 봄이 꽃피었느니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푸른 종 흔들어 헹구는 저녁답 안개마저 물빛처럼 씻어 헤맑게 갈무리 할 줄 아는 일 사랑 때문에 사랑 아닌 것마저 부드럽게 감싸 안을 줄 아는 일 이제 우리가 진실로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억세 물결 속에서 노닌다! 산 아래 펼쳐진 장흥 앞 바다가 프르다! 펼쳐진 능선과 암릉들, 파아란 하늘! 멀리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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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 류근삶 2015. 9. 19. 09:20
이제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 류근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 때문에 서로를 외롭게 하지 않는 일 사랑 때문에 서로를 기다리게 하지 않는 일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 때문에 오히려 슬픔을 슬픔답게 껴안을수 있는 일 아픔을 아픔답게 앓아낼 수 있는 일 먼 길의 별이여 우리 너무 오래 떠덜았다 우리 한 번 눈맞춘 그 순간에 지상릐 모든 봄이 꽃피었느니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푸른 종 흔들어 헹구는 저녁답 안개마저 물빛처럼 씻어 헤맑게 갈무리 할 줄 아는 일 사랑 때문에 사랑 아닌 것마저 부드럽게 감싸 안을 줄 아는 일 이제 우리가 진실로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