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시
-
삶은 고달파도 인생의 벗 하나 있다면/ 이채삶 2022. 12. 17. 21:39
삶은 고달파도 인생의 벗 하나 있다면/ 이채 그리 자주 세상이 나를 속이지는 않지만 가끔 속일 때면 '다 잊어 버려'라는 말로 가슴까지 촉촉이 눈물 맺히게 하는 이슬 같은 벗 하나 있다면 어쩌다가 마주치는 벼랑끝에서도 덥썩 두 손을 잡고 '포기 하지마'라는 말로 다시 뜨는 내 안의 작은 불빛 등잔 같은 벗 하나 있다면 왠지 쓸쓸하고 허전할 때 한 줄기 바람처럼 단숨에 달려와 '힘 내'라는 말로 인간적인 따스함를 느끼게 하는 햇살 같은 벗 하나 있다면 인연이 깊다 한들 출렁임이 없겠는가 마는 그 모습 그대로 변함 없이 그 자리에 서 있는 바위처럼 믿음직한 벗 하나 있다면 세상이 만만하더냐 사람이 만만하더냐 그 무엇 하나 만만하지 않아도 내가 너인듯 싶고 네가 나인듯 싶은 내 마음의 풍경 같은 인생의 벗 하..
-
그런 길은 없다 / 베드로시안삶 2018. 6. 26. 07:10
그런 길은 없다 / 베드로시안 아무리 어두운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아무리 걸어가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어두운 시기가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살아가는 네트워크에서 나의 역활은 무엇인가? 신이 존재하는 이유는 분명한데,,, 오늘, 하루 집안에서 움직였다 잠시나마, 고정된 사고가 아닌 성장하는 사고로의 전환이 필요했다 내부로부터의 변화, 새로운 동력을 품고,새로운 사명으로 전진하는 것, 두려움이다,,,! 나는 왜 존재하는가,,,?
-
별은 너에게로 / 박노해산 2017. 7. 14. 02:30
별은 너에게로 / 박노해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산 가장 높고 깊은 곳에 사는 께로족 마을을 찾아가는 길에 희박한 공기는 열 걸음만 걸어도 숨이 차고 발길에 떨어지는 돌들이 아찔한 벼랑을 구르며 태초의 정적을 깨뜨리는 칠흑같은 밤의 고원 어둠이 이토록 무겁고 두텁고 무서운 것이었던가 추위와 탈진으로 주저앉아 죽음의 공포가 엄습할 때 신기루인가 멀..
-
커다란 기쁨 / 파블로 네루다산 2017. 2. 19. 03:07
커다란 기쁨 / 파블로 네루다 나는 쓴다. 소박한 사람들을 위해 변함없이 이 세상의 바탕을 이루는 것들 - 물이며 달을 학교와 빵과 포도주를 기타나 연장 따위를 갖고 싶어하는 소박한 사람들을 위해서 쓴다 나는 민중을 위해서 쓴다 설사 그들이 나의 시를 읽을 수 없다 해도 내 삶을 새롭게 해주는 대기여 언젠가 내 시의 한 구절이 그들의 귀에 다다를 때가 올 것이기에 그때 소박한 노동자들은 눈을 뜰 것이다 광부는 웃음 띤 얼굴로 바위를 깨고 삽을 손에 쥔 노동자는 이마를 닦고 어부는 손 안에 든 고기가 한결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갓 씻은 산뜻한 몸에 비누 향기를 뿌리고 기관사는 내 시를 찬찬히 들여다 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틀림없이 말할 것이다 "이것은 동지의 詩다!"라고 그것으로 충분..
-
겨울나기 / 탁명주산 2017. 1. 7. 21:35
겨울나기 / 탁명주 겨울은 껍질이 두꺼운 계수나무다 어린 나무가 겨울앞에 꿋꿋할 수 있는 건 바람 맞을 잎이 없음이다 뿌리깊은 리듬으로 오는 설레임이 있음이다 매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껍질속에 저장하였다가 사월 다수운 봄 햇살에 발효시켜 박하나무는 박하잎을 계수나무는 계피를 만드는 것이리라 한둥치 겨울 옷을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진다 어린 나무가 바람 소리에 귀기울이는 건 골패인 낙숫물 소문을 듣기 위함이다 껍질 속 비밀스런 세포분열에 향기짙은 녹수의 싹 힘껏 밀어올릴 물 오른 봄기운을 기다림이다 우리도, 한둥치 겨울 옷을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지기를 소망합니다 덕유산 자락에서 쉬면서 듣던, 계곡 물소리가 조릿대의 겨울나기를 돕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