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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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용봉산에서 만나다산 2022. 5. 31. 00:33
0, 산행경로 : 구룡대주차장-병풍바위-용바위-마애불-악귀봉-노적봉-정상-최영장군활터-주차장 0, 산행 목적 : 암릉소나무와 친구들 만나기 ㅎ 첫여름 / 홍해리 비가 내리고 드디어 비가 내리고 나에게 여름이 왔다. 봄은 봄대로 꽃이 피었으나 나는 향기로운 꽃의 둘레 그 머얼리서 서성이고 있었다. 젖은 골목을 찾아 젖은 꿈의 뒷길로 가는 어귀에서 식은 땀을 떨구며 헤매고 있었다. 더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여러 갈래로 난 길목에 와서 스물 몇 해를 헤아리고 있었다. 먼 하늘과 막막한 벌판과 어둔 밤과 아픈 눈물 속을 혼자서 걷다 걷다 지친 후에, 첫여름은 왔다 가슴 홀로 뛰고 입술이 타는 꽃이 꽃다이 보이는. 비가 내리고 드디어 비가 내리고 나에게도 여름이 왔다. 일정이 있어서, 산악회에 동참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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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산 병풍바위에서 놀다산 2021. 8. 8. 23:53
그늘에 기대다 / 천양희 나무에 기대어 쉴 때 나를 굽어보며 나무는 한 뼘의 그늘을 주었다 그늘에다 나무처럼 곧은 명세를 적은 적 있다 누구나 헛되이 보낸 오늘이 없지 않겠으나 돌아보면 큰 나무도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 것 작은 것이 아름답다던 슈마허도 세계를 흐느끼다 갔을 것이다 오늘의 내 궁리는 나무를 통해 어떻게 산을 이해할까, 이다 나에게는 하루에도 사계절이 있어 흐리면 속썩은풀을 씹고 골짜기마다 메아리를 옮긴다 내 마음은 벼랑인데 푸른 것은 오직 저 생명의 나무뿐 서로 겹쳐 있고 서로 스며 있구나 아무래도 나는 산길을 통해 그늘을 써야겠다 수풀떠들썩팔랑나비들이 떠들썩하기 전에 나무들 속이 어두워지기 전에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 천 양 희 마음 끝이 벼랑이거나 새로울 것 없는 하루가 지루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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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산 2020. 9. 16. 07:53
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 혼자라 느껴질때 외톨이라 내 자신이 느껴질때 전 가끔씩 나무에 기댄체 그렇게 서 있습니다. 잎사귀 그늘이 내 얼굴에 물들고 바람이 내 가슴 한 모퉁이를 부채질 해도 그냥 그대로 오후의 정적을 감당하며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나무와 나 사이 그 사이엔 외로움도 쓸쓸함도 아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잠시 내 스스로가 한 그루의 나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길을 잃은 개미들에게 친절히 길을 안내해 주고 오랜 여행으로 지친 참새에겐 잠시 나뭇가지 하나 정도는 은근히 내밀어 주며 땀 흘리는 노동자에겐 꿀처럼 달콤한 그늘 한폭을 선사해 주는 나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엔 혼자란 없습니다. 다만 혼자 서 있는 사람만 가득할 뿐이지요 당신이 외톨이라 느껴질때 그래서 그 서글픔이 가슴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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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위로 받고 싶은 나' 중에서/김현태산 2020. 9. 15. 04:24
아픔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인생의 고비와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 지점이 절망의 끝이 아니라 지금과는 좀 다른 새로운 삶의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생의 전환점이며 내 안의 또 다른 기적을 발견하는 순간임을.... 이 세상에 강한 사람은 없다. 모두 다 위로를 원하고 관심을 원한다. 오늘 밤,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것은 어떨까.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우리는 사람 안에서 행복할 수 있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그 시간 동안이라도 최선을 다하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아낌없이 위해주고 아껴주자. 인생은 내일도 계속된다 힘들면 잠시 나무 근처의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자! 고민해도 달라질게 없다면 딱 오늘까지만 고민하고 내일은 내일의 삶을 살자! 꿈을 꾸어도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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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새벽 / 박노해산 2020. 5. 1. 21:43
노동의 새벽 / 박노해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주를 붓는다 아 이러다간 오래 못가지 이러다간 끝내 못가지 설은 세 그릇 짬밥으로 기름투성이 체력전을 전력을 다 짜내어 바둥치는 이 전쟁 같은 노동일을 오래 못가도 끝내 못가도 어쩔 수 없지 탈출할 수만 있다면, 진이 빠져, 허깨비 같은 스물아홉의 내 운명을 날아 빠질 수만 있다면 아 그러나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지 죽음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 이 질긴 목숨을, 가난의 멍에를, 이 운명을 어쩔 수 없지 늘어쳐진 육신에 또다시 다가올 내일의 노동을 위하여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가운 소주를 붓는다 소주보다 독한 깡다구를 오기를 분노와 슬픔을 붓는다 어쩔 수 없는 이 절망의 벽을 기어코 깨뜨려 솟구칠 거치른 땀방울, 피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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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첫눈 내리는 날에 쓰는 편지」카테고리 없음 2019. 12. 3. 21:00
소한날 눈이 옵니다 가난한 이 땅에 하늘에서 축복처럼 눈이 옵니다 집을 떠난 새들은 돌아오지 않고 베드로학교 낮은 담장 너머로 풍금소리만 간간이 들려오는 아침입니다 창문 조금 열고 가만가만 눈 내리는 하늘 쳐다보면 사랑하는 당신 얼굴 보입니다 멀리 갔다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겨울나무 가지 끝에 순백의 꽃으로 피어나는 눈물 같은 당신, 당신을 사랑한 까닭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기다림의 세월은 추억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이제는 가야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만나서는 안 되는 까닭은 당신을 만나는 일이 내가 살아온 까닭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한 방울 피가 식어질 때까지 나는 이 겨울을 껴안고 눈 쌓인 거리를 바람처럼 서성댈 것입니다 김용화, 「첫눈 내리는 날에 쓰는 편지」 눈이 내릴거란 소식에 출근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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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를 맞이하는 마음과 마음 / 이채삶 2019. 9. 13. 11:53
사는일에 묻혀서 안부를 묻기에도 바쁜나날들. 그러나 반가운 얼굴로 다시만날수있는 명절의 기쁨 부푼 마음에서 벌써 보름달이 뜹니다. 고향의 단풍은 여전히 곱겠지요 이웃과 벗들이 정겨운 그곳엔, 나이를 먹어도 어릴적 꿈이 살아 숨쉽니다. 고향의 들녁은 언제나 풍요로운 가슴...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정성스레 가을 꽃 한송이 의 리본을 달때 좋아하실까 ? 라는생각 엷은 미소지으며 설레이는 마음 그동안 소홀했던 마음도 합께 포장합니다. 송편보다 둥굴게 빗은 마음으로 우애를 다지며 모나지 않게 살기를 기울면 차고 차면 또 기운다는 삶에 의미를 깨닫기 까지 너무많이 써버릴 시간들, 열어야 비로소 담을수 있음을. 안을 수 있음 이제는 알게 하시어 보름달처럼 멀리 비추는 겸허한 빛으로 살수있기를... 생각하면 그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