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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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낙화,,,!산 2018. 4. 8. 20:57
낙화,落花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갈 때는 영취산으로 달려 갔고,,, 돌아오는 길은, 봄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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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 김종길산 2018. 4. 7. 02:51
아픔 / 김종길 사람들은 꽃을 좋아하지만 그것이 얼마만한 아픔 끝에 피어나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나도 이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것을 알았다. 초봄부터 뜰의 철쭉 포기에서 꽃망울들이 애처럽게, 애처럽게 땀나듯 연둣빛 진액을 짜내던 그 지루한 인내를 지켜보고서야 비로소 그것을 알게 되었다 작은 일들이 모여서 큰 행복을 주시기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노력을 게으르지 않기를,,, 마음에 두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 사랑, 행복,,, 모든 순간이 다 여기에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내 작은 삶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암릉에 뿌리를 내리고 수십년을 견디며 피어낸 붉은 꽃망울,,, 힘듬 속에서 피워낸 소망은 무엇일까? 모두 잠든 시간, 작은 바램으로 길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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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이해인카테고리 없음 2018. 4. 2. 11:04
진달래 / 이해인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단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 눕는 우리들의 지병(持病)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 구름 스쳐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 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용봉산 암릉에 뿌리를 내린 진달래, 금년에도 건강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1년에 한번, 찿아서, 안부를 묻곤 합니다 세상과는 좀 떨어진 곳에 강한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 그래서, 봄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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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 반기룡삶 2018. 4. 1. 08:40
4월 / 반기룡 바람의 힘으로 눈 뜬 새싹이 나풀거리고 동안거 끝낸 새잎이 파르르 목단꽃 같은 웃음 사분사분 보낸다 미호천 미루나무는 양손 흔들며 환호하고 조치원 농원에 옹기종기 박힌 복숭아나무는 복사꽃 활짝 피우며 파안대소로 벌들을 유혹하고 산수유 개나리 목련화는 사천왕처럼 눈망울 치켜뜨고 약동의 소리에 귓바퀴 굴린다 동구 밖 들판에는 달래 냉이 쑥 씀바귀가 아장아장 걸어나와 미각 돋우라 추파 던지고 둑방길에는 밥알 같은 조팝나무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다 행복한 4월,,,,! 모두 모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