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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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 / 탁명주산 2017. 1. 7. 21:35
겨울나기 / 탁명주 겨울은 껍질이 두꺼운 계수나무다 어린 나무가 겨울앞에 꿋꿋할 수 있는 건 바람 맞을 잎이 없음이다 뿌리깊은 리듬으로 오는 설레임이 있음이다 매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껍질속에 저장하였다가 사월 다수운 봄 햇살에 발효시켜 박하나무는 박하잎을 계수나무는 계피를 만드는 것이리라 한둥치 겨울 옷을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진다 어린 나무가 바람 소리에 귀기울이는 건 골패인 낙숫물 소문을 듣기 위함이다 껍질 속 비밀스런 세포분열에 향기짙은 녹수의 싹 힘껏 밀어올릴 물 오른 봄기운을 기다림이다 우리도, 한둥치 겨울 옷을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지기를 소망합니다 덕유산 자락에서 쉬면서 듣던, 계곡 물소리가 조릿대의 겨울나기를 돕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