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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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 산행,,,!산 2016. 10. 9. 22:28
어떤 흐린 가을비/ 류근 이제 내 슬픔은 삼류다 흐린 비 온다 자주 먼 별을 찾아 떠돌던 내 노래 세상에 없다 한때 잘못 든 길이 있었을 뿐 붉은 간판 아래로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같은 추억이 지나간다 이마를 가린 나무들 몸매를 다 드러내며 젖고 늙은 여인은 술병을 내려 놓는다 바라보는 순간 비로소 슬픔의 자세를 보여주는 나무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숙이고 술을 마신다 모든 슬픔은 함부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삼류가 된다 가을이 너무 긴 나라 여기선 꽃 피는 일조차 고단하고 저물어 눕고 싶을땐 꼭 누군가에게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잎사귀를 허물면서 나는 오래전에 죽은 별자리들의 안부를 생각한다 흐린 비 온다 젖은 불빛들이 길을 나선다 아무도 듣지 않는 내 노래 술집 쪽으로 가고 추억 쪽에서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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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성을 돌아보며,,,!문화재,명승,고적 2016. 10. 9. 11:10
여 백 / 도종환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화선지/ 이외수 새 한마리만 그려 넣으면 남은 여백 모두가 하늘이어라. 내 마음에 새를 살게하면 나는 하늘이 되고 내 눈에 별을 담아두면 나는 우주가 된다. 내 마음을 하얗게 비워 평안의 여백이 내게 있어지길 그곳에 그가 있어, 내가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