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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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세상 / 나 태 주삶 2015. 10. 5. 09:49
꽃이 되어 새가 되어 / 나태주 지고 가기 힘겨운 슬픔 있거든 꽃들에게 맡기고 부리기도 버거운 아픔 있거든 새들에게 맡긴다 날마다 하루 해는 사람들을 비껴서 강물 되어 저만큼 멀어지지만 들판 가득 꽃들은 피어서도 붉고 하늘가로 스치는 새들도 본다 겨울행(行) / 나태주 열살에 아름답던 노을이 마흔살 되어 또다시 아름답다. 호젓함이란 참으로 소중한 것이란 걸 알게 되리라. 들판 위에 추운 나무와 집들의 마을, 마을 위에 산, 산 위에 하늘, 죽은 자들은 하늘로 가 구름이 되고 언 별빛이 되지만 산 자들은 마을로 가 따뜻한 등불이 되는 걸 보리라. 등 너머로 훔쳐 듣는 대숲바람 소리 / 나태주 등 너머로 훔쳐 듣는 남의 집 대숲바람 소리 속에는 밤사이 내려와 놀던 초록별들의 퍼렇게 멍든 날개쭉지가 떨어져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