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0
-
참으로 내 자신이 작고 낮음을 확인하다산 2014. 10. 10. 21:56
참으로 내 자신이 작고 낮음을 확인하다(금계-동강) 이종성 이 세상 혼자 왔으나 혼자 가지 않는다 혼자라도 가다보면 혼자 가는 사람 만난다 그 사람 만나 함께 가는 세상이 된다 그대 청춘이 너무 아프거나 삶이 아름아름해질 때마다 혼자 찿아들게 되는 저 깊은 지리산의 길들 저기서는 꿈보다도 환한 동자꽃을 만난다 고독보다 깊은 눈물도 만난다 사정없이 후려치던 장대비도 만나고 눈 덮인 어느 산장 침낭속에 웅크린 나도 만나게 된다 부러질지언정 직립을 고집하는 나무들과 누대에 걸쳐 역사를 져 나른 지게도 만나고 일시에 갈증을 해소하는 한 바가지의 샘물도 만난다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또 만나는 저 산 저 산에 기ㅏ면 참으로 내가 작고 낮더라 새몰재 넘어 걷는 임천강 길에서 자빠지고 넘어질지라도 용유담을 향하여 함께..
-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농부이야기 2014. 10. 10. 08:30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잔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는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이 세상에 ..